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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수술 수혈률, 미국 29% 한국 95%···앞으론 적정성 따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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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정부가 불필요한 수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무릎관절 수술시 이뤄지는 수혈 등에 적정성 평가를 하기로 했다. 수혈에 철저한 기준을 적용하고 평가를 통해 수혈률을 관리하겠단 것이다.

복지부, 2020년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에 수혈 추가 #우울증 환자 95%는 외래..외래 진료도 평가에 포함

보건복지부는 수혈과 우울증(외래진료)에 적정성 평가를 도입하는 내용의 ‘2020년도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계획’을 14일 발표했다.

[사진 pxhere]

[사진 pxhere]

적정성 평가는 건강보험으로 제공된 진찰이나 수술 등 의료서비스 전반에 대한 의약학적·비용 효과적 측면의 적정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다. 2001년 항생제 처방률 평가 등을 시작으로 급성기 질환, 만성질환, 환자 경험 및 중소병원 등 평가영역을 확대해왔다.

이런 영향으로 2002년 73.3%에 달하던 항생제 처방률은 지난해 38.4%까지 떨어졌다. 주사제 처방률도 같은 기간 38.6%에서 16.4%로 절반 이하로 내려갔다.

올해는 수혈이나 우울증 외래 진료를 추가해 총 35개 항목을 평가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수혈률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심장수술 수혈률은 76~95%로, 미국(29%)과 비교해 꽤 높다. 무릎관절(슬관절)치환술의 수혈률도 78%로 미국(8%), 영국(8%), 호주(14%) 등과 크게 차이난다.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절차. [자료 보건복지부]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절차. [자료 보건복지부]

그간 타인의 혈액이 수혈받은 사람의 DNA 체계를 교란하고 암 발생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등 수혈에 따른 부작용 논란이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엄격한 수혈 기준을 제시하며 각국에 수혈 최소화를 권고하고 있다.

복지부는 “수혈은 적합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음에도 우리나라의 혈액 사용량은 미국, 호주 등 외국에 비해 높다. 의료기관의 혈액 사용에 대한 적정 관리가 필요하다”며 “하반기부터 수혈이 가장 많은 슬관절치환술을 중심으로 수혈에 대한 평가를 한 뒤 단계적으로 대상 수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또 그간 입원에 국한했던 우울증 진료 평가를 외래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2016년 기준 우울증 환자의 약 95%가 외래 진료 환자”라며 “국민정신건강서비스에 대한 평가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 방사선 노출로부터의 환자 안전관리를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 영상검사를 본평가에 앞서 진행하는 예비평가 항목에 넣기로 했다. 올해 예비평가를 거친 뒤 내년 이후 본평가 도입을 위한 타당성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요양병원의 적정성평가도 강화한다. 평가 대상 기간 퇴원한 환자 가운데 자택이나 시설로 퇴원한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지역사회복귀율 등의 지표를 신설하면서다. 또 복지부는 지속적인 의료 질 관리를 위해 평가대상 기간을 당초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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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평가에 골절수술, 인공심박동기삽입술, 충수절제술, 혈관수술 등 4개를 추가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환자안전, 국민 중심으로 의료서비스 평가를 강화해 국민이 체감하는 의료 질이 향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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